Date : 2005/05/19, Hit : 7487
제목    대자연 합창곡 / 음악
작성자   이천기

대자연 합창곡 /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생각하며


나는 알지요 숲속에서 노래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나무위에서 바위굴에서 둥지에서 노래하는 친구들을

박새 묏새 파랑새 꾀꼬리 소쩍새 산비둘기 봄새들을

아침을 깨우는 청아한 소리가 귀에 징징하지요

이슬 머금은 곰취나물. 망초순, 신선초, 씀바귀는

키가 쑥쑥 자라고 담장울타리에 활짝 핀 목단은

보라색 붉기가 더 진하고 곁에선 산도화는 연분홍색

알이 둥글기만 하고 그 아래 핀 둥글레의 초롱꽃이 어찌

이리 이쁠꼬 손톱보다 작은 꽃속에 오르내리는 거미

한 마리가 나그네의 방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줄타기

놀이를 계속하고 있지요 산옥잠화 노루궁뎅이꽃이

조팝나무꽃의 향기에 취해서 깨어날 줄 모릅니다.

내가 숲이 되니 산새가 날아오고 숲속의 합창을 듣습니다.

물안개 오른 산속에서 대자연 합창곡은 연주되고 있습니다.

2005.5.13.AM

소백산천문대 아래 숲 20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