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 다녀가신 후 그가 쓴 주옥같은 시들을 다시 한 번 읽어봅니다
그의 시에는 따뜻한 사랑이 있고
기분 좋은 웃음이 있고
진한 감동이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정말 아까운 분입니다.
그의 재주가 아깝고
그의 인생이 아깝고
그의 못 다 편 꿈이 안타깝습니다.
무심코 편 시집의 책갈피에 '아내- 영희에게'라는 시가 적혀 있네요.
아내
----- 영희에게
나뭇잎을
초록바다라고 부르는
내 아내.
이파리에 붙은 무당벌레를
노아의 방주라고 부르는 내 아내.
바람이 불면
바다가 몹시 출렁거린다고
후박나무 잎새를 가르키는 내 아내.
절벽이 다가가지 않으므로
대신 파도가 달려온다고 말하는 여자.
나를 깜깜한 절벽이라고 부르면서
파도가 되어 달려오는
내 아내.
시집 '종이로 만든 세상' (고려원 시인선 17)에 소개되어 있는
이세룡은;
1947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났으며, 서울공업고등학교 인쇄과를 졸업했다.
1967년 충무로에서 영화 현장을 경험했으며,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
시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다.
이후 도서출판 <고려원> 편집부장, <엘레강스> 차장, <여성자신> 편집장을 지냈다.
1986년 합동영화사 기획실장을 역임했으며, 1988년 영화
<내 친구 제제>로 영화감독에 데뷔했다.
저서로는 시집 <빵>(고려원, 1980) <작은 평화>(청하, 1986)
<채플린의 마을>(고려원 1988)이 있고
번역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둥지, 1988)와
에세이 <내 인생의 절반은 영등포에서 배웠다>(고려원, 1991)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