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KBS의 '스펀지' 프로그램에 저희 농장이 소개된 후
분양을 원하시는 분들의 전화가 쇄도해서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이 있었지만 분양신청을 받아
가을에 분양을 해 드렸습니다.
저희 농장은 한국의 재래종인 천연기념물 오골계의 혈통보존을 위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 법령이 미비한 관계로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제 개인의 노력과 비용을 들여 근근이 명맥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저희 농장은 오골계의 혈통 보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골계를 분양 받기를 원하시는 분이 많으면
제가 부화를 한 두 번 더 해야 하는 고충이 따릅니다.
현재 분양가를 암수 한 쌍에 15만원 받고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비싼 가격이지요)
얼핏 계산해서 몇 쌍만 팔면 부화비용이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손님들께 분양하는 오골계들은 엄격한 선발심사를
통과한 닭들인데 선발율이 4%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한 쌍을 분양하기 위해 실제로는 몇 배수에 해당하는 닭을 길러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게다가 분양신청을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분들이 많아서
저에게 이중 삼중의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분양 신청자가 100명이 넘었는데
정작 닭을 가져가신 분들은 7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천연기념물은 자연문화재로서 저 개인이 아닌 공공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쨌거나 미흡하지만 정부의 지원도 받고 있어서 더 더욱 그렇습니다.
학교나 박물관, 공공기관 등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설에는
오골계를 무상으로 기증하는 사업을 꾸준히 펼쳐 오고 있는데,
아직은 개인들에게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합니다.
여러모로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