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에서 얼음공주, 그녀를 처음 봤다.
약간은 어설픈 첫 데뷔 연기.
굳은 표정,
스스로의 감정을 언제나 감추고 삭이면서
딱딱한 듯 얼어붙은 캐릭터를 연기하던 그녀는
그 모습이 아마도 실제 모습인 것만 같은
차갑고 이지적인 모습이었다.
아마도 그녀 때문에 카이스트를 좋아하게 됐다.
겉으론 차갑지만
가슴 속으론 뜨거운 불꽃 하나를 가지고 있는 듯 하던
매력적인 캐릭터의 그녀...좋았다.
그 후
송어나 오,수정 등의 영화에서
개성있는 캐릭터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배우가 되리라고 생각했다.늘...
그녀에겐 그녀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어라고 굳이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어떨 땐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가
어떨 땐 너무나 어색하고 불편하고 못생기기도 하다가
여러 가지의 표정과 얼굴들이 많은 그녀였기에
다소는 부족한 연기력일지라도
그녀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리라고 생각했다
억지로 돌이켜본 그녀에대한 모든것이다
그리고 최근까지 그녀의 이름도 기억하지못했다
그녀의 일주기가 지났다고 일러 주기 전 까지는..
많이 고통스러웠겠지.
그러기에
인간에게 가장 강한 생존본능을 잃어버릴 만큼 힘들었기에
그렇게 훌훌 떠날 수 있었겠지.
그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왜 그녀의 고통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지는 걸까.
나도 예전 같았으면 그녀를 욕했을 것이다.
죽을 용기가 있었으면 그걸로 살지 라든가
남은 사람들은 어쩌라고 그렇게...라든지 하는
흔한 말로...
하지만 이젠
바보라고 욕하고 싶지 않다.
어리석다고 흉보고 싶지 않다.
왜냐 하면
그녀는 그저 병자였을 뿐이기 때문에..
우울증은 병인데...
죽음으로 사람을 몰고 갈 수도 있는
좀 무서운 병이었을 따름인데...
좋은 인연 만나 섭생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신.간이며 협심증 어혈 빼면 그만일텐데..
문득 불새에서 느낀 우울증,협심증 환자증세
그것이 결국 여기에 이르렀구나...
주위의 관심과 사랑만 좀더 있었다면
그녀는 그리 가지 않았어도 될 것이란 생각에
오로지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검푸른 바다의 인력과 유혹을 느낀 적이 있지만
그만큼의 우울증과 초기 분열증세도 앓지 않았던
생존본능이 죽도록 강했던 나이기에
독하게 살아남았다, 나는...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는 기회가 그녀에게
주어진다면 이렇게 말하고싶다
눈을 크게뜨고
삶의 폭을 넖히고
아름답게 살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