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6/03/19, Hit : 7277
제목    오골이 탄생
작성자   이선






PD 아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병아리가
태어나는 장면을 몇 시간 째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13일엔 늦눈이 제법 쌓일 정도로
내렸습니다.

이태 전 이 지역에 100년만의 폭설이
왔을 때가 3월 4일이었는데,
그 때도 상당히 늦은 눈이었지요.


여름에 롱부츠 신는 아가씨처럼,
눈(雪)님도 제 멋에 겨워 그러시나봅니다.

농장 앞에 서 있는 5백년 묵은 느티나무에
눈(雪)물이 들어 자작나무의 피부처럼
하얗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올 해 첫 부화한 병아리들이
태어난 지 한 달째 되는 날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유치원에 다닐 나이지요.


호기심도 많고 그래서 말썽도 많이
피우는... 그런 때요.

녀석들 방에 가서 잠시만 앉아 있으면
제 등허리로, 무릎으로, 어깨로,
머리로... 사정없이 날아 올라

그 가냘픈 부리로 머리에 꽂은
핀도 쪼아보고, 귀걸이도 만져보고,
옷에 달린 단추도 톡톡 건드려보고...


개구장이들처럼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답니다.그래도 아직까지 병 안나고
잘 자라준 게 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젠 좀 컸다고 바닥에서 자지 않고
침대(홰) 위에 올라가 자는 녀석들도
제법 많아졌답니다.



Silhouettes / Chyi 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