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을 직접 건드리는 의학 기술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600여년전 서양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남 몰래 30여구의 시체를 해부하면서 인체의 신비를 그림으로 표현해 냈다. 100여년 후 동양에서는 의성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몸을 해부하여 각 장기들의 실체를 인지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신에 칼을 댄다는 것은 큰 불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옛날 그 천재적인 사람들이 남 몰래 불경의 벽을 넘을 수 있었던 소신은 사람의 병을 고치겠다는 숭고한 사명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집트에서 장기를 꺼내고 미이라를 만드는 방법이라든지 서양 고전에서의 인체 해부는 기원전부터 행해졌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근대적 의술을 위한 인체해부는 이때부터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근래들어 의학은 신의 경지를 넘 볼 정도로 그 끝을 모르고 발전하고 있다. 인체 장기의 이해를 넘어 단위 체세포 속를 들여다 보고 있다. 그 기능별 세포들을 복제 배양하여 망가진 세포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하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것은 가히 의학의 혁명이라 아니할 수 없고 그 엄청난 혁명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다고 하니 더욱 더 반갑기만 하다.
그런데, 이런 혁명을 시기하는 자들이 생겨났다. 종교적인 차원에서의 염려야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외국의 과학 의학 전문지의 대표급이란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윤리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뒷다리를 걸고 있다. 그들이 시기하는 것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마저 심층취재니 하면서 누가 어떻게 난자를 제공했느니 불법이니 어쩌니 하며 너나 없이 까발리는데 열중이다.
참으로 대단한 나라다. 우리 부모세대가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수출할 때 고이 길러 온 머리칼을 잘라내던 여인네들의 눈물을 알아달라고 바라지는 않는다. 실험용 난자를 구할 수 없어 자신들의 난자를 내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지금의 우리 여인들의 사명감을 알아달라는 것도 아니다.
군에 오랫동안 장기복무하던 한 아들이 파킨슨병을 얻어 낙향한 후 시골집에서 노모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파킨슨병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도 없는 어머니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들의 병을 고쳐보려 노력하지만 모든게 다 허사다. 그런데 무당을 불러 굿까지 했던분이, 컴퓨터도 인터넷도 모르는 분이 어떻게 아셨는지 황교수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