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농업이 희망이다 <12> 하동 대봉감 재배
감나무 키워 억대소득 결실
유기농 과수재배 병충해 강하고 당도 월등
감식초·매실진액 판매 연 1억7000만원 소득
방호정 씨가 13일 호정농원 작업장에서 매실진액 숙성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김세주기자.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에서 대봉감과 매실을 가꾸고 있는 방호정(43) 씨. 그는 이들 과수목
영농으로 한해 1억7000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부의 과수부문 신지식농업인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방 씨는 1983년 사천농업고교(현 경남자영고교)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23년 동안 대봉감과
매실 가꾸기에 종사하면서 오로지 친환경 농법만 연구했다. 하지만 그 역시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방 씨는 1986년 과수목을 심어 놓은 뒤 나무가 자라는 동안 1만여 마리의
육계농장을 경영하는 등 '이모작'을 했으나 경험 부족과 판로 개척 미비 등으로 쓰라린
좌절을 맛봤던 당시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방 씨는 "실패를 겪어야만 성공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학교에서 배운 영농기법과
오랜 세월 주변 과수원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 몸소 체험한 것을 접목, 자신만의 과수목
영농 노하우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또 그는 자연 상태의 액비 등을 자체 개발, 토양을 살리고 비용도 절감하면서 병해충을
방제하는 삼중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결과 유기농 과수목과 과실은 병해충에 강한 데다
당도와 향, 색깔 등이 다른 곳보다 월등하게 차이가 난다며 방씨는 자신있게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농업 경영인으로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은 완벽하게 갖추려는 그는 공부하는
농꾼이다. 방 씨는 자연농업 일반작물 전문연찬 수료, 자연농업 한우 양돈
전문연찬 수료, 감 저농약 재배인증, 매실 무농약 재배인증, 경희대 사이버 벤처농업
경영학과 학업 등 벤처농업인으로 성장할 실력을 쌓고 있다. 이러한 점을 평가받아
그는 지난해 5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 농산물 인증에 이어 지난 3월
농림부의 신지식농업인장(201호)에 선정된 바 있다.
방 씨는 2000년 호정농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판매 전략을 세워 현재 5000여 명의 '단골'을 확보해 놓고 있다. 방 씨는 호정농원
홈페이지를 이용, 자신이 가꾼 대봉감과 매실 전량을 직거래 형태로 판매하고 있으며
일반 시중에는 일절 유통시키지 않는다. 이는 다른 농원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그는 서울 경기 부산 등 도시민을 상대로 과수목 분양에 나서고 있다. 대봉감나무
1그루에 9만 원, 매실나무는 20~30㎏를 수확할 경우 10만 원선에 거래될 정도다.
4000평 규모 방 씨의 호정농원에는 15~23년생 대봉감나무 5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는데,
그는 연간 30곘을 생산, 감식초 곶감 등으로 만들어 7000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3000평에 심어진 매실나무 20년생 300그루에서 생산한 매실 15곘으로 매실진액과
매실장아찌를 만들어 연간 1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대봉감은 중부 이남 지역에 대부분 분포돼 있지만 악양대봉감이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것은 토질의 지층에 자갈이 많아 배수가 잘 되고 반음지인데다 토질이 퇴적토라
유기물이 많으며 기력이 오래가는 기후와 토질의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악양면
청년회에서는 매년 11월 초 평사리 섬진강 고수부지에서 대봉감축제를 개최,
악양대봉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오는 19일 경남 농업기술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신지식농업인장 연구개발품 전시회를 가질
예정인 방 씨는 "유기농법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자연은 노력한 만큼 보답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남은 생애를 모두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