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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04/01/03, Hit : 7162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해야 하는 시기에
조류독감 사태가 확산되고 농장에서 일하시던
중국교포 내외마저 중국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한 해가 저무는지, 새 해가 오는지 챙길 겨를이 없네요.
핑계같지만 심신의 피로가 너무 커 도통 정신을
가다듬기 어렵습니다.
조류독감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 같구요,
농장에서 일할 사람 구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실업률이 어떻구 고용안정이 어떻구 하는 엄살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철없는 젊은이나 경험많은
늙은이나 힘들고 폼나지 않는 일은 하려 들지 않습니다.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은 그냥 웃자고 지어낸 말
같습니다. 60세 이상 노부부를 구하려 해도 다들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분들은 저희 농장 일 쯤은
거뜬하게 해낼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너무 비관적인 말만 했네요.
새해 첫날 좋은 일도 많았습니다.
오랫만에 식당에 손님이 북적였고,
어미닭 한 마리가 병아리를 여덟 마리나 데리고 나왔지 뭡니까.
이미 사고친 어미가 두 마리나 더 있는데 해산바라지할 일이
걱정입니다. 일손은 부족하고 일은 늘고......
그래도 행복합니다. 어미와 병아리들 보고 있으면
피로가 싹 가시고 시름이 다 사라진답니다.
귀현님,
올 한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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