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6/11/01, Hit : 7568
제목    가을로 가는 남자
작성자   이선





      가을로 가는 남자

      글/ 김진섭

      걸음마다 쓸쓸함
      덕지덕지 붙어버린 남자
      무거운 발걸음이 떼어놓는 그림자가
      우수로 가득 고여 외로움이 뒤섞인다

      어디인지 모를 목표 향하여 걷기는 하나
      계획도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길도 모르고 가을로 무작정 걸어 들어가는 남자

      바람의 생성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그 바람의 여파에 흔들린다 울렁인다
      회오리 이는 기억의
      현기증 속으로 증발되는 현실이다

      가을의 오색단풍무늬 문을 연다
      노을 빛 감도는 고향 색
      고추잠자리 맴도는 서녘하늘에
      주홍빛구름은 중년남자를 포박하고
      무명천 오라기 거미줄로 친친 동여매 놓고는
      너는 어디에서 온 누구냐
      대답 할 수가 없다

      없다

      나는 누구인지조차도 모른다
      당신도 나도 모르는 나는 이세상에 없다

      가을인가보다
      언젠가 귀엣말로 속삭이던 가을
      그 인가 보다

      꿈


      소리새 - 가을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