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과 잡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혈통이 고정되어 있는가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순종 오골계를 다른 닭과 교잡하여 교잡종을 만든 뒤
원래 오골계와는 다른 어떤 특정 형질을 찾아내 고정했다고 칩시다.
이 닭은 새로 만든 닭의 순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을 만드는 일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많이 들어갈 뿐더러
전문기술이 필요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지요.
축산기술연구소에서 보급용으로 만든 개량종 오골계가 있는데
겉모습은 순종 오골계와 같으나 빨리 자라고 살도 많이 붙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순종오골계와 80% 정도 형질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개량종 오골계는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만든 것인데,
여전히 수익성이 낮아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골계들은 이 개량종 오골계들이
다른 닭과 교잡을 거듭하며 만들어진 닭들로 여겨집니다.
한 날, 한 시, 한 농장에서 나온 알로 부화한 병아리들이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따라서 유리씨 친구집 오골계의 겉모습이 순종 오골계와
똑 같아 보일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닭에게서 나온
병아리는 아빠닭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입니다.
저번 답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오골계는 오랜 근친교배의 부작용으로
면역력이 약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생후 2개월 미만의 병아리가
특히 병에 대해 저항력이 낮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마의 2개월'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말로 강해집니다. 왠만한 병에 걸려도 격리해서 잘 치료하면 거뜬하게 낫습니다. 아마도 어렸을 때 예방접종을 충실히
해주고 좋은 음식을 먹이고, 환경을 쾌적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준 결과 자라면서 튼튼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치 약골이던 아이가 커가면서 건강해지는 것처럼요.
여하튼 다 큰 오골계는 온도변화와 질병에 무척 강합니다.
시중에서 사오는 병아리들이 잘 죽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 손을 너무 타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독이 올라서 죽는 거지요.
닭은, 특히 병아리는 사람이 만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주인과 친해지면 자기 스스로 와서 안기기도 하고,
업히기도 하지만(3개월~6개월된 암탉 병아리들이 주로 애교를 떱니다)
대부분의 닭들은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