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저희 농장 코앞까지 닥쳤습니다.
연무읍, 부적면의 농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온 데 이어
어제는 연산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웃 면에서도 의심축이 신고됐다고 합니다.
그곳은 종계들이 피난하고 있는 벌곡면과도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인, 재확인 한 결과 벌곡의 피난지 반경 3km 이내에는 양계 농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래도 닭들이 이사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여서 걱정이 태산입니다.
큰 닭들은 그런대로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데, 병아리들은 상황이 더 열악합니다.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몸만 간신히 빠져나간 탓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물 사정도 여의치 않고, 잠 잘 홰도 없어서 닭들이 거의 제 정신이 아닙니다.
해만 지면 잠자리를 찾느라 6천여 마리의 병아리들이 이리 날고, 저리 날아다녀서
계사 내에 흙먼지가 자욱합니다.
바닥에 깔짚도 깔아주지 못 해서 맨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지요.
피난처로 구한 집이 오래 방치된 건물이어서 문도 떨어져 있고
벽을 이루고 있는 천막도 찢겨서 너덜너덜... 산바람이 어찌나 센지 감기 들까 걱정입니다.
이틀 째 야간작업을 해서 어제까지 벽과 문이 완성되었습니다.
오늘부터는 홰와 사료통을 만들고 깔짚을 깔아줘야 합니다.
더 시급한 문제는 막내 병아리들을 격리하는 일입니다.
각기 나이가 다른 세 배의 병아리들을 한 데 섞어놓은 탓에
작은 병아리들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큰 병아리들에게 찍혀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요.
현 상황에서 다시 이사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고민 끝에 병아리들을 입양시키기로 결정은 했습니다만,
이 병아리들을 키워서 가을에 종계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상황이 복잡하네요.
입양 과정과 절차, 조건, 방법 등은 차차 상의해서 결정하기로 하고
일단 병아리를 키워주실 수 있는 분 연락 바랍니다.
반경 3km 이내에 양계농가가 없고, 병아리들이 뛰어놀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양 대상이 되는 병아리들은 2월4일생입니다.
제가 당분간 현장에 있어야 하므로 전화로 연락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 전화번호는 011-735-7964입니다.
